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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리 2025. 4. 5. 03:03

[재미로 적는 특집글]

 

 

TIL을 어떻게 작성했는가

 

TIL은 하루를 복기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었다. 처음에는 오늘 뭘 배웠는지를 적는 것만으로도 벅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만의 기록 방식이 생겼다. 오늘 어떤 작업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은 어땠는지, 짧게 정리하는 습관이 붙었다.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나란히 적는 것이었다. 칭찬할 건 과감히 쓰되, 반성할 점도 솔직하게 적었다. 완벽하게 쓰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다. 오히려 조금 서툴고 정리가 덜 되더라도, 매일 써 나간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사실 지금도 내가 TIL을 잘 쓰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하지만 매일매일 하루를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내가 어떤 흐름으로 일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고,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TIL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나 자신을 훈련시키는 도구가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매일의 흐름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그 자체로 충분하다고 믿는다. 날마다 정리된 결론을 내지 않아도, 그 안에 나라는 사람이 조금씩 형태를 잡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그게 내가 TIL을 쓰는 이유였고, 앞으로도 계속 쓰고 싶은 이유다.

 

 


 

 

따라-군은 그렇게 태어났다

 

블로그에 TIL을 올릴 때 대표 이미지가 필요했다. 마침 귀여운 것들이나 만화 캐릭터를 좋아해서, 매번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골라 랜덤으로 올리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TIL 글의 분위기와 이미지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매일 새로운 캐릭터를 찾는 일도 점점 번거로워졌다.

그 생각 끝에, 따라군을 만들게 되었다.

따라군은 뭔가를 흉내 내는 습성이 있다. 만두 옆에 가면 만두처럼, 접시 옆에 가면 접시처럼 따라하려 한다. 하지만 항상 어딘가 조금 어설프다. 색이 다르거나, 모양이 살짝 삐뚤거나, 재질이 엉뚱하거나. 표정도 멍하고 흐리멍텅하다.

웃기기도 하지만, 보면 볼수록 짠한 구석이 있다. 따라군은 나의 경험을 살짝 녹여 만든 캐릭터이다.
현대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잘 해내고 싶고, 그들처럼 자연스럽게 섞이고 싶지만, 어딘가 늘 조금씩 어설펐다.
열심히 따라 해보지만 자꾸만 뒤처지는 느낌.

그런 언뜻 슬픈 감정을, 웃기고 따뜻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따라군은 완벽하지 않지만 늘 진심이다. 이 블로그의 소개글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실수도 하고 엉성하지만, 그 어설픔이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렸다.

지금도 따라군은 계속 어딘가를 흉내 내는 중이다. 어설픈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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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군 그리는 법

 

  1. 피그마 플러그인 ‘Coolors’로 색을 고른다.
  2. 사각형 프레임을 만들고, 배경색은 아까 고른 색으로 지정
  3. 그날 떠오른 물건 하나를 기본 도형으로 그린다.
    펜툴은 가급적 쓰지 않고, 피그마에 있는 원, 사각형, 삼각형 같은 기본 도형만을 사용. 이때 도형에는 꼭 0.5pt 윤곽선을 추가.
  4. 따라-군 표정을 배치.
    표정의 크기나 형태는 바꾸지 않고, 오직 위치만 조절해서 어울리는 곳에 붙인다.
  5. 형태만 복제해서 다양화한다.
    따라-군 얼굴을 제외한 도형만 복사해서 색의 명도 / 채도를 바꾸거나 형태를 살짝 수정. 이렇게 만들어진 오브젝트들을 2~8개 정도 복사해 사용.
  6. 전체 요소를 프레임 안에 배치.
    각 도형들은 되도록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정돈되게 배열.
  7. ‘00일차 TIL’ 말풍선을 넣는다.
    말풍선은 따라-군과 어울리는 위치에 자연스럽게 배치.
  8. 그룹화하고 레이어 이름 지정.
  9. 완-성!

물론 가끔 다르게 만들 때도 있다